인생이 너무 무료하다.
나는 예전에 이렇게 사는 삶을 원하지 않았었는데
옛날의 나는 평범한 걸 싫어했는데
결국 현실과 타협해 여느 또래처럼 한 달을 벌어 한 달을 먹고살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여행하고 맛있는걸 먹고,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할까?
다들 그렇게 살고싶은데 아닌 척 살아가는 걸까?
모든 꽃들이 다 같은 시기에 피어나지는 않는다.
아, 마지막이 꼭 꽃은 아닐 수 있다.
꽃으로 마무리되는 삶이 있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경우도 있다. 간혹 풀일 수도 있고...
처음 보는 꽃의 마지막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처음이니까 우리의 마지막이 꽃인지, 열매인지 혹은 씨앗인지 알 수 없다.
사람은 태어났을 때에는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찾을 때까지, 우리가 무엇인지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
다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도대체 나는 언제 피는 걸까?
남들에게 그 흔한 교복입은 첫사랑도 없었고, 취준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일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을 좋아한다고 해놓고, 남들 다하는 취업을 위한 노력조차도 해본 적 없는 것이다.
나는 항상 특이하고 싶었다.
우리집은 지극히 평범했고, 그 어떤 내 인생의 방해물이 되는 것도 없었지만, 그 방해물을 항상 찾았다.
내가 태어난 이유가 뭔지,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뭔지 그게 뭔지 항상 찾았지만, 30년 인생동안 헛지거리만 했나 보다.
나는 결국 아직도 찾지 못했다.
나는 어릴 때 이랬는데 저랬는데 하며
어렸을 적 과거에 멈춰 나는 나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알바도 많이 해보고, 어떤 것(수영, 피아노, 언어 등)을 배워도 보고, 다양한 나라를 여행도 해봤다.(남들보다 많은지는 모르겠음)
어릴 적부터 힘듦과 고생에 목말라있었다.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난 분명 한량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일을 많이 하는 상인? (노비는 별로 하고 싶지 않으니까ㅋㅋ)
다른 친구들처럼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왜 나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지 자책했다. (심지어 아이를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나를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내가 항상 자주 하는 말이니까
나는 나대로 나를 사랑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나 왜 이렇게 고생이 하고 싶지?”
“뭐? 야 나이 먹고 무슨 고생이여”
친구들은 이제 고생할 나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그건 모순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젊다 어리다 하면서 고생할 나이가 아니라니? 어렸을 때 고생은 사서 하는 거라며? 나에게 나는 아직 고생을 사서 할 나이인데 남들이 보는 나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하지만 어쩌라고 누가 신경 쓴데? 이러고 엄청 신경 쓰는 건 안 비밀
내 인생이 남들을 위해 살았다는 사실을 난 최근에 깨달았다. 전부는 아니지만 큰 틀이 정말 남들에 맞춰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기준이 되었던 것은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들, '가족들이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그게 내 인생의 목표였을지 모른다. 아니 맞다. 아빠가 상사 전화를 받으면서 숙이는 모습도 너무 싫고, 엄마가 돈으로 걱정하는 모습도 보기 싫었다. 언니와 동생도 나중에는 그런 모습이겠지. 하는 생각이 나를 너무 아프게 했다. 물론 누가 그거라고 시킨 건 아니다. 그냥 나는 n이니까 항상 한 발 앞서 생각했나. 그래서 명예롭고 돈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항상 아닌척했지만 나는 엄청난 속물이었나 보다.
그래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고시공부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시간도 줄이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줄였다. 친구들과 가끔 만나면 같이 공부하거나 잠시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정도. 그것조차도 나에게 죄책감이라는 마음을 들게 했다. 1년 동안 마음이 편했던 적이 하루도 없다. 오늘 공부를 많이 못했구나 하면 엄마아빠를 마주하는 그 시간조차 죄스러웠다. 내가 이래도 되는 사람인가. 이러고 자는 게 맞는 건가. 자러 누우러 가는 그 순간도 편했던 적이 결단코 하루도 없었다.
아무래도 그 마음이, 그 시간들이 나를 병들게 했던 것 같다.
그것을 깨닫기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다.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너를 너무 괴롭혀’
‘너답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생각했다. 도대체 나다운 일이 뭔데? 네가 뭔데?
화가났다. 어쩌면 내 민낯을 들켰다는 생각을 했나 보다. 그게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어쨋튼 내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이유는…
나다운 일을 해보려고 한다. 가장 나다운 일!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행동하는 일!
나 그래서 이번에 ‘세계여행’ 간다!